나는, 꼭 행복해야 하는가
정용주 (지은이) | 새움 | 20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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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용주 시인의 산문집. 2003년, 열심히 일해도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는 도시에서의 삶에 지치고 무기력해졌던 시인은 도시를 벗어나 치악산으로 갔다. 뚜렷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살아보자', 그게 유일한 그의 계획이라면 계획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그의 숲살이는 9년차에 접어들었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마당에 달빛을 들여놓고 유리가루 흩뿌린 것 같은 별을 보고 살자, 뭔가 바뀌기 시작했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가 열정도 욕망도 식어버렸던 그의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때로는 직접 만든 그네에 앉아 먼 능선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방문객이 찾아올 때면 온갖 나물과 함께 돌판에 구운 삼겹살을 먹으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게으르고 싶을 때 게으르고, 부지런하고 싶을 때 부지런한 그를 숲은 가만히 감싸주었다. 그렇게 해가 거듭되면서 이제 그는 한곳을 오래 바라보는 것을 견딜 수 있게 되었고, 어느덧 숲에서 한 생명이 태어나 죽음에 이르는 일생의 과정을 천천히 지켜보는 여유로움도 갖게 되었다. 이렇게 별 생각 없이 그냥 알아지는 것들과 마주하며 살다 보니 머릿속은 단순해지고 마음은 편해졌다.
그는 여전히 숲의 생활인이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 숲은 잠시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공간이기에 사람 냄새, 숲 냄새 가득한 글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또한 소박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숲을 느끼게 해주는 사진까지 더해져 숲의 삶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생에 대한 눈부신 통찰이 그려진 사람 냄새, 숲 냄새 나는 에세이.
<목차>
1. 숲으로 온 손님
늙은 밤나무의 선물
떠나지 못한 자의 행복
달에 취한 그대에게
새로운 한 해가 온다는 것
노인의 움막엔 다시 연기가 오르고
폭설(暴雪)
란이와 연두
그걸 뭘 먹겠다고!
그럼 그게 뭐지?
숲으로 온 어린 손님
네가 즐거워 나도 즐겁다
닭은 그때 삶아요!
괜찮다!
가을 편지
숲속의 가을걷이
욕해서 미안합니다!
눈 맞으며 나무를 하다
멧돼지 가족
무서움의 정체
2. 이토록 사소한 즐거움
가을 숲 새벽 비 소리
말 없는 초겨울 저녁
꽃 속에서 잠들다
둥근 달을 보리라
아, 깜박 했네요!
가을 나그네
마크 라자드
버섯 이야기
가랑잎 도시락
두 개의 개 무덤
그 정원의 주인
봉숭아꽃 필 때
겨울 산 황토 무덤
박새 알 네 개
마음의 울타리
밤의 산책자들
낡은 수첩
진눈깨비
나무화분
물 빼지 마세요!
다람쥐 세 마리
소쩍새 운다
3. 바람이 데려가는 곳으로
토끼에게 배우다
빈 집은 쓸쓸하다
소낙비
눈 오는 밤
귀뚜라미
달의 연대기(年代記)
마당 손질하기
지금이 어느 땐데!
산정묘지
달빛과 돌배나무
물들어 가는 것들
화가의 사과
가랑잎 하나
첫눈과 함께 온 선물
오래 바라본다는 것
샘물
산토끼 밥상
낡은 라디오
구부러진 기둥
그렇게 흘러간다
4. 외로움도 힘이 된다
얼음 풀린 계곡에서
설국(雪國)
그를 보면 웃음이 먼저 난다
어금니를 빼다
달은 아이와 같아서
연필로 쓴 편지
눈보라를 뚫고 가는 초록 파도
숲의 산책자
새들이 돌아왔다
떠날 수 없는 이유
장화 속에 앉은 먼지
뚝배기보단 장맛!
백 일 된 더덕 술!
개동백나무와 돌 연못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
전문가는 따로 있다
협죽도 필 무렵
속아주는 즐거움
그게 입으로 들어가겠어요!
애기 새와 산삼
그대, 아직도 거기에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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