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 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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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한 번 떨어지고 올해 붙었기에 시행착오도 겪어봤고 느낀 것도 많다.
우선 내가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라는 점이다.
TV의 가식적인 표현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이 말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나는 취미로 하는 일이 아닌 이상 무슨 일이든 그냥 열심히 하는 것 보다는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시험과 같은 pass/fail의 상황은 더더욱 잘해서 통과하는 것이 장땡이다.
혹, 학원이나 동영상 강의를 신청했는데, 강사가 "당장 시험 보다는 나중에 현업에 나가서 쓰일 수 있는 지식을 쌓아야 한다." 같은 소리를 한다면 당장 때려처야 한다. 시험 공부를 하는 것은 학문을 닦는 것도 아니고 업무를 위한 배경지식을 쌓는 것도 아니다. 무조건 자격증을 따는 것이 목적이다. 목적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고로 공부도 목적에 맞게 해야 한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남들 몇 배의 시간을 투자하고도 떨어질 수 있다.
현명하지 못한 대표적인 방법이 모든 과목을 똑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1차 2차가 틀리고 과목별로 다른 특징이 있는데 무작정 공부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 같다.
물론 열심히 해야 하지만, 공인중개사 시험을 좀 더 현명하게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공부 단계를 1,2,3단계로 나눈 다면 1단계는 강사를 잘 선택하는 것이다.
교재는 어느 회사 것을 선택하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강사는 역량 차이가 크게 난다.
공시법을 예로 들면 PJY 이라는 강사는 책을 읽어주듯 설명하는 최고로 안 좋은 케이스이다. 이 강사에게 수업을 들으면 등기법처럼 어려운 과목이 없다. 반면에 김병렬이라는 강사는 등기법이라는 과목을 정말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강사다. 인터넷 강의로만 들어서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밥 한번 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강의가 좋았다. 지적법은 거의 암기하는 것이니 강사가 별로 안 중요하지만, 등기법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 못하면 완전 못 알아 듣는 것이니 좋은 강사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법은 일단 분량이 엄청 많으니 책에 있는 내용을 다 설명하는 강사는 무조건 재껴야 한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무식하게 무작정 열심히 하면 안되는 이유는 공법처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량이 많은 과목도 있기 때문이다.
공법은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버려가면서 공부하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김동영이라는 강사가 정말 괜찮다. 대부분의 공법 강사들이 교재의 대부분의 내용을 다 설명하는데 반해 이 강사는 과감하게 버릴 부분을 버린다. 이분처럼 버릴 부분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나는 현명한 공인중개사시험 공부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점이 있다.
버릴 부분은 과감하고 확실하게 버리되, 버리지 않는 부분은 뼈에 사뭇치도록 정말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버릴 부분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버리지 않기로 결정한 부분을 어설프게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이건 1차보다는 2차가 심하다.) 이 대목은 아주 중요하고 3단계에서 설명할 부분이니 여기까지.
개인적으로는 김동영 강사분을 아주 좋게 평가한다면, KSW라는 강사분을 최악으로 본다. 처음부터 끝까지 짜증내고 혼내키는 말투로 일관하는데, 아줌마들이야 쿠사리 주는 것에서 무슨 쾌감 같은 것을 느끼는 것 같지만, 어쨌든 나는 정말 짜증난다. 강의 중에 지속적으로 짜증을 낸다던가 한숨을 쉰다던가 하는 강사는 빼는 것이 좋다고 본다.
또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겠지만, 장관을 말할 때는 꼭 '장관님'이라고 존칭을 붙이면서 철거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표현할 때는 '이 동네 재개발 들어가니까 꺼져 이 새끼들아'같은 표현을 쓴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안 든다.
1단계는 좋은 강사를 만나 한 과목에 대한 윤곽을 잡고 전체적인 틀을 잡는 단계이다. 이때는 예습복습 보다 중요한 것이 '차례'를 아는 것이다. 이것도 과목에 따라 틀리겠지만 예를 들면 '민법'같은 과목은 차례가 엄청 중요하다.
수업 전에 3~4분 투자해서 차례를 쭉 훑어 보는 것이 어설픈 예습보다 낫다. 강사들도 수업 시작하고 바로 세세한 내용으로 들어가는 강사 보다는 전체적인 틀을 짧게 설명하고 거기서 오늘 하는 부분이 어느 부분이라고 설명을 하는 강사가 정말 좋은 강사이다. 1단계는 세세한 내용을 익히는 단계가 아니다.
1단계도 마찬가지지만 2단계는 3단계를 위한 준비 단계이다. 그래서 3단계를 먼저 설명해 보겠다.
3단계는 아까 말한대로 버릴 것을 버리고 취할 것을 취하는 단계이다.
보통 시험날에 가까워 질수록 공부하는 범위가 점점 늘어나는데, 이 시험은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세법에 1000개의 법조문이 있다고 1000개의 법조문을 모두 본다면 확실하게 아는 것은 한개도 없는 것이 된다. 그러면 포괄적인 문제 한개 맞추고 나머지 9문제를 틀리게 된다.
현실적으로는 900개의 법조문을 버리고 가장 확률이 높은 100개만을 확실하게 익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역시 버리기로 한 900개는 미련 없이 버리고 취하기로 한 100개는 확실하게 습득하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불안하다. 전체적으로 내가 공부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험은 나왔던 곳이 더 잘 나오고 안 나왔던 부분은 웬만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즉 70프로 정도는 어느 정도 나왔던 범위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것만 확실히 하면 70점 정도는 맞을 수 있다. 시험의 목적은 60점 넘어서 함격하는 것이지 일등 하는 것이 아니다.
3단계는 이렇게 버리지 않기로 결정한 부분을 확실하게 공부하는 단계이다.
나는 세법은 약 10페이지, 공시법은 8페이지, 등기법은 12페이지 정도로 압축을 한 문서를 작성하고 마지막 3주 정도는 이 문서만 봤다. 이 문서의 대부분이 쉽고 많이 강조되던 부분들이기에 주변에서는 이거만 봐서는 좀 위험할 것 같다고 했었다. 하지만 난 교재 안 보고 이 문서만 15회 정도 반복함으로서 2차 평균 77점 정도가 나왔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어 시험 볼때 발작적인 재채기와 콧물로 엄청 고생을 했는데,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알았기에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아는 문제는 확실하게 풀수 있었다.
3단계에서 봤던 문서를 나는 '기출정리문서'라고 불렀는데, 2단계는 바로 나만의 '기출정리문서'를 만드는 단계이다. (2차) 우선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나왔던 지문을 정리를 해본다. 한 과목이 40문제이니 한 과목의 5년 치 기출 문제는 총 200문제이고 각각 5개의 지문이 있으니 약 1000문장이 되는 셈이다.
여기서 의미가 중복되는 문장들을 정리해보면 양이 거의 반으로 줄어버린다. 중복된 내용을 합치는 이 과정 자체가 공부이니 남이 하면 별 의미가 없다. 중개사법의 경우 최근 6회 동안 5회가 출제된 문장들도 꽤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출제가 많이 된 문장들은 하나같이 너무 쉽고 당연한 것들이다. 어려운 문제 20점을 공부할 시간에 이렇게 쉽고 당연한 문제로 60점을 공부할 수 있다. 사실 기출문제 만으로 이렇게 정리된 문서는 분량도 작고 좀 불안하니 여기에다 강사나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들을 추가한다.
그리고 문제풀이를 하면서 2번 연속으로 틀린 지문 같은 것들을 다시 추가하면 나만의 '기출정리문서'가 완성된다.
시험이 가까워 올수록 '핵심요약'같은 문서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돈주고 팔기도 한다. 그런데, 남이 만든 핵심요약은 별 도움이 안 된다. 같은 문제를 얼마 후에 풀어보면 맞춘 문제는 또 맞추고 틀린 문제는 또 틀린다. '행심요약'에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이 들어가야 하고 이렇게 틀리고 다시 틀린 문제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물론 2단계 문서 정리나 3단계 반복 학습도 과목마다 약간 씩 다른 특징이 있지만 거기까지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 경우 실제 업무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세법'은 거의 버리다시피 했다. 강의는 아예 듣지도 않았고, 시험 1달 전까지는 책도 한 번 안 봤다. 공법 역시 책을 다 본적은 한 번도 없고 문제가 출제 된 적이 있는 부분만 반복해서 봤다. 반면에 등기법은 책을 꼼꼼하게 다 읽었다.
그리고 쓰고 보니 2차시험 위주로 설명을 했는데, 1차는 기출문제보다는 기본이론이 2차 보다 좀 더 중요하다.
나는 대학 때 경제학 수업을 좀 들어서 학개론은 거의 안하다시피 했지만, 민법은 흔히 말하는 regal mind가 없다보니 시간을 많이 들였다. 학개로의 대여섯 배는 공부했다. 그런데도 학개론 80점에 민법 45점 나왔다.
1차는 암기보다는 이해가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강사의 강의를 반복하여 듣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둘 이상의 강사의 수업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왕이면 지엽적인 강의만 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틀이나 흐름을 설명해 주는 강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차례'는 모든 과목에서 중요하지만 특히 1차에서 중요하다.
2차가 과목별로 2순환 정도 강의를 들을 필요가 있다면 1차는 5순환 정도의 강의는 들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라는 것을 좀 더 강조하고 싶다. 공부한 성과를 '시간'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다. 나는 공부의 성과는 '시간 X 집중 X 기존지식' 이라고 본다.
기존지식이 부족해서 내용을 잘 이해 못하고 집중력까지 부족했다면 몇 시간을 공부했던 아무 의미가 없다.
'기존지식'부분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어려운 부분 하려 하지 말고 쉬운 부분부터 가볍게 보고 넘어가야 한다.
가볍게 보는 것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용도지역별 용적률을 외우려고 작정을 하고 외운다면 몇시간을 해도 제대로 안 외워지고 얼마 후면 잊어버린다. 하지만 지나가는 길에 3~4분씩 가볍게 짝수 날만 본다 해도 20번만 보면 외워진다.
책의 어느 부분이든 한 페이지에서 5분 이상 머무르면 효율과 집중은 떨어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회서에서 했던 문서작업들이 꽤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법용 문서는 개인에게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 내게 정말 필요한 문서는 가능하면 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나에게 Customizing 된 정리 문서만큼 좋은 교재는 없다.
<위 공인중개사 시험후기는 작성자의 동의하에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 http://junprio79.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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