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1급
- 20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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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했습니다.
붙기위해 새벽 4시까지 악착스럽게 공부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붙을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고 공부했습니다.
18명의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시설장으로, 주방장으로, 생활지도교사로 1인 다역을 하면서 1급시험을 공부했던 거라서 더욱 합격의 기쁨이 큽니다.
2급자격증을 갖고 시설 운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가끔 사회복지과 대학생들이 실습을 오는데, 그 중에는 시설장이 1급 자격을 갖고 있어야만 실습인정을 하는 학교 방침때문에 발길 돌리는 학생들을 보노라면 괜히 속이 상했습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지난 추석무렵 어느 봉사자가 벽에 걸린 저의 2급 자격증을 보며 동료끼리 중얼거린 말 한마디가 저를1급 시험공부하도록 자극시키고 말았습니다. "우리 올케는 주부인데 집에서 공부해서 1급시험 붙었어..."
그래서 오기와 배 아픔이 계기가 되어 작년 추석이 끝나가는 즈음에 부랴부랴 뒤늦은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4개월과 보름정도의 기간밖에 없으니 반드시 끝장을 내겠다는 심정으로 아이들이 잠이 들면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본래는 정신지체1급의 큰 아들로 인해 같은 특수학교 학부모들이 장애자녀를 하나, 둘 맡기면서 아주 작은 개척교회를 꾸리던 살림은 전혀 의도하거나 계획한 적 없었던 장애인생활시설이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 2급자격 취득은 몇년 전 정부시책때문에 12주 양성과정을 통해서 받은것인지라 전문적인 사회복지 이론지식은 부족했기에 합격이 결코 쉬워보이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새벽 2시까지 공부했는데 그 정도갖고서는 8과목을 깊이있게 공부하기란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두 시간을 더 늘려 새벽 4시까지 공부했습니다. 부족한 잠은 시험끝난 날부터 늘어지게 자리라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었지요.
이왕 시작한 거, 반드시 합격하기 위해 큰 맘먹고 제일 저렴한 동영상 과정도 신청하여 병행했습니다. 기본서 8과목을 1주일에 한 권씩 외워나갔고, 8주후부터는 1주일에 두 권씩 외웠습니다. 동영상 강좌를 진행하는 교수님들은 암기보다 이해를 위주로 하라고 했지만 사회복지 이론 자체가 암기할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결국은 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년에 합격하셨던 어떤 분의 합격수기에 "콩나물론"이 있었습니다. 콩나물에 물 주다보면 당장은 안 보여도 어느 날에는 먹음직스럽게 자란 걸 볼 수 있다는 말씀이었지요. 그래서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콩나물 생각하면서 외우고, 밑줄치고, 빼곡히 기록해 가면서 공부했는데, 한 과목당 적어도 5번은 외우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동영상에서는 정책론과 법제론 강의해 주시던 분의 열강이 큰 도움되었습니다. 8과목 중에서 그 두 과목이 특히 고득점을 하여 전체적으로 다득점에 도움되었습니다. 전체 합격자의 평균점수보다도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밤에도 잠을 자지않고 소리지르며 자해하는 아이, 고3이 되도록 대, 소변을 가리지 못해 일일이 씻겨주어야 하는 아이, 툭하면 주방에 숨어들어가 냉장고 뒤져 먹는 아이, 장난감때문에 서로 할퀴고 깨물며 싸우는 아이들, 근래들어 경기가 잦아진 큰 아들...
그 속에서 틈틈히 공부하여 마침내 받아 든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 성적증명서"는 올해 45세 아줌마의 다사다난한 하루하루에 모처럼 날아갈 것 같은 활력을 심어주었습니다.
방금 전 우리 아이들에게 피자로 합격 턱 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먹는 아이들이지만 제 마음이 참 행복합니다.
<위 사회복지사 1급 시험후기는 작성자의 동의하에 게시되었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ssamo88 / by. 싸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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